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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3.30 리틀포레스트 리뷰: 나를 위한 삶
  2. 2018.03.26 그것만이 내세상 리뷰

영화를 볼 때 그 순간 공감되는 많은 대사들이 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많은 대사들이 전혀 생각나지 않는데, 그 중에 제 마음에 살아남은 문장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 문장을 곱씹어 보려고 합니다. 제 기억 속에 살아남은 문장이 있다면 아마도 처한 상황들과 잘 맞아서 그만큼 공감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다른 사람이 결정하는 삶을 살고 싶지 않아서"

스물살 때까지는 중요한 선택을 할 때 부모님의 결정을 많이 따랐던 것 같아요. 마치 정해진 길 처럼요. 하지만 대학생이 된 후에도 모든 것을 온전히 제 생각으로 선택하지 못했어요. 습관이 무서운거죠. 가치있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 모든 작은 결정의 연습들을 다른 사람에게 위임해버리고 있었어요.

보통은 인생에 영향을 줄만한 사건이 터지고 난 후에야 그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죠. 저 역시 몇년 전 제 삶의 선택과 결정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는 계기가 있었어요. 왜 스스로 선택하는 삶에 대한 연습이 부족했을까 생각해 봤어요. 나만의 선택 기준이 없었을 수도 있고, 권위있는 사람의 선택을 신뢰했을 수도 있고, 어쩌면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선택 후 실패의 죄책감 등의 짐작가는 이유들이 있었어요. 정확히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잘 모른다'는 이유가 면죄부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또 곰곰히 생각해보았죠.

짐작컨대, 아마 '귀차니즘'이 가장 큰 문제였어요. 깊게, 오래 생각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항상 머릿 속이 복잡했고 그것을 정확히 알 수 없었고 자연스럽게 선택으로 이어질 수 없었던거죠. 귀차니즘에 대해서 생각하니 대학교 때 일화가 생각나네요.

대학교 때, 원어민 교수님께서 한국인들은 '원래'라는 말을 자주 쓴다고 의아해 하셨어요.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저도 누가 이유에 대해서 물어보면 "원래 그래", "아 그거 원래 그런건데?" 라는 표현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원래부터 그랬던 이유는 없지 않나 싶네요. 그저 생각하기 귀찮아서 그렇게 말했던 것 같아요.

생각의 귀차니즘과 선택의 연결고리가 맞닿아 있는 것을 깨닫고 저는 머릿 속을 정리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어요. 어떻게 하면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책은 많이 읽는데 그것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지 않았어요. 그래서 어떤 깨달음을 얻었는지 막연했어요. 이런 모호한 생각들이 오히려 제가 선택을 하는데 있어서 방해가 되는 것을 알았죠. 더 나아가 '신념'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어요. 신념이란 '굳게 믿는 마음' 이라는 뜻이에요. 저의 생각을 확고한 신념으로 만들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봤어요.

결론은 머릿 속을 정리하고 싶은 욕구와 확고한 신념을 만들기 위해 글쓰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모호한 머릿 속 생각들을 글로 표현하여 다듬는 과정이 저에게 필요한 것 같아요. 많이 읽고 쓰는 연습을 통해 제 자신을 알아가며 저에게 더 나은 선택이 무엇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작은 결정을 스스로 하는 연습을 통해 많은 실패에 부딪혀보고 싶어요. 그 선택으로 설령 실패를 한다고 하더라도, 내 삶의 밑거름이 되는 자양분이 될거라고 믿어요. 누군가는 젊은 날의 실패는 축복이라고 표현할 만큼 실패를 장려한다고 했어요. 젊은날부터 많은 실패로 보다 많은 깨달음을 얻어 성장하고 싶어요.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감 있는 행동으로, 남이 결정해주는 삶이 아닌 실패하면서 성장하는 멋진 삶을 살고싶어요.

A life spent making mistakes is no only more honorable, but more useful than a life spent doing nothing.

실수하며 보낸 인생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낸 인생보다 훨씬 존경스러울뿐 아니라 훨씬 더 유용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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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과 박정민 윤여정 이 세 배우가 나온다고 해서 영화 제목도 장르도 모르고 일단 보겠다고 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 이병헌, 충무로가 주목하는 신예 박정민, 그리고 수식어가 필요없는 윤여정. 이름만으로 무한신뢰를 주는 그들.

줄거리는 이렇다. 한때는 WBC웰터급 동양 챔피언이었지만 지금은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이병헌)' 와 엄마껌딱지 서번트증후군 동생 '진태(박정민)'의 이야기다. 갈 곳 없는 조하는 17년만에 우연히 헤어진 엄마 (윤여정)과 재회한다. 오갈 데가 없어 캐나다 경비를 마련하기 전까지만 살기위해 따라간 집에서 처음 본 낯선 동생 진태(박정민)을 마주한다. 엄마는 잠시 바쁜일이 생겼다고 한달만 조하에게 동생을 부탁한다. 그리고 그 사이에 피아노 대회가 있으니 그 대회에 출전해서 우승금을 타면 반을 주겠다고 한다. 캐나다경비를 마련해야 했던 조하는 한달동안만 꾹 참고 동생 진태를 돌보며 불편한 동거생활을 한다.

 

한없이 부족해만 보이던 진태가 피아노를 치는 모습을 본다. 닮은 점이 하나도 없는 그 둘은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에게 마음을 연다. 하지만 조하의 깊은 상처들이 그를 괴롭힌다. 그에게 가족은 그저 짐이였다. 아버지같지도 않은 아버지. 이름만 아버지인 아버지, 어린 자신을 두고 도망간 어머니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어머니의 상황을 이해하면서 어머니를 미워할수도 가까이할수도 없다. 그런 조하가 시간이 흐를수록 어머니를 용서하고 동생을 알아간다.

 

-달라도 너~무 다르다

살아온 곳도, 잘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모두 다르다. 주먹만 믿고 살아온 전직 복서 형아 '조하' 와 엄마만 믿고 살아온 서번트증후군 동생 '진태' 그 둘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둘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있다. 게임이다. 피아노 뿐만 아니라 게임도 천재다. '진태'는 형을 상대로 게임만큼은 절대 지지 않는다. 게임을 하는 시간만큼은 적어도 그 둘 사이에 어색함이 흐르지 않는다. 그렇게 오롯이 둘이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  서로에게 느끼는 거부감의 온도는 낮아지고 익숙함의 온도는 올라간다.

 

-가족은 따뜻하다?

가족이라는 단어는 누군가에게는 따뜻할 것이고, 누군가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운이 좋지 않는 사람에게 가족은 짐이고 상처뿐인 단어다. 가족에게 상처를 받았다면 그저 운이 안좋았을 뿐 자신의 잘못이 아니다.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 있었다. 조하의 엄마는 남편의 폭력 때문에 상처를 받았고, 조하는 자신을 두고 떠난 엄마에게 상처를 받았다. 그런 상처입은 아들 조하를 보며 엄마는 죄책감을 느낀다.

 

-용서

그들이 용서를 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 같다. 용서는 자신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 용서하지 않는다면 누가 제일 불행할까? 자신이다. 조하는 어렸을 적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한 엄마를 용서하며 마음을 치유해가고 있는 것 같다. 원망을 이해로 바꾸기 위해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 용기는 자신이 행복해지는 첫 단계인 것 같다. 누군가를 원망하고 있다면 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용서하는 연습은 해보는 건 어떨까 생각해본다. 온전히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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